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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여행

[대만] 여자혼자 자유여행 (6)

by *조터라* 2020.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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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째 날이다.

오후 12시 쯤에야 겨우 눈이 떠졌다.
푹 잤더니 한결 몸이 개운한 것 같았다.
몇일 조식을 챙겨 먹었다고 벌써 배가 고프다.
한국에선 하루 한끼 챙겨 먹는것도
귀찮았는데 말이다.
이제껏 여행 일정에만 맞춰 맛있어 보이는
길거리 음식을 주로 먹었지만
오늘은 느긋하게 음식점에 앉아서
점심을 먹어 보기로 했다.




그렇게 찾아 간 곳은 [진천미] 라는 식당인데
대만을 찾는 이들에게 저렴하기로
나름 유명한 곳이다.
골목 입구길이 나름 운치 있다고 느껴졌다.
도착해서 안으로 들어가니
널직한 둥근 공용테이블로 안내 받았다.
인기있는 파볶음과 튀김생두부를 시켜봤다.
특히 식전에 나오는 따뜻한 차 한잔이
나는 그렇게 좋을 수 없더라.
혼자 먹기에도 마음편한 곳이었고,
대만에서 집밥 먹는 기분 이었다.

점심을 따뜻하게 먹어주니 다시금
기운이 생겼다. 오늘도 여행해 보자.

***

대만 지하철의 빨간색 라인은 단수이로
향하는 노선이다. 이미 오후 시간이고
단수이에서 일몰을 보고 싶었다.
도중에 있는 신베이터우(온천마을)에 들러
잠깐 구경하고 가면 딱 맞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이페이 메인역에서 단수이라고 적혀있는
지하철을 타고 베이터우역에 하차했다.
신베이터우 까진 내려서 갈아타야 했는데
한코스지만 내부가 온천 분위기로
꾸며져 있어서 재미있었다.

신베이터우 역에 도착해서
디러구(지열곡) 푯말을 따라 올라 갔는데...
이게 생각보다 헷갈리더라.
사실 나는 살짝 방향치다.
구글 지도를 보며 올라 갔어야 했는데
그때 무슨생각 이었는지 관광객 뒤를
따라가며 표지판 만을 본게 잘못이었다.

30분이면 도착했을 텐데...미련하게
돌고 돌아 1시간이 넘게 걸려서야 겨우
지열곡을 눈앞에 바라 볼 수 있었다.
고생을 사서 하는게 이런 느낌일까.

처음 찾아 가시는분은 베이터우 도서관을
우측편에 두고 올라가셔 한다고 알려주고싶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 같은 온천수가
진행방향의 오른쪽으로 보인다면
지열곡까지 잘 올라가고 있는거다.
도중에 온천 박물관도 보인다.
내려올때 잠깐 들러 구경 했지만 별건없다.
기념 스템프 찍으실 분들은 무료니 들러보자.
약간 오르막 주의.

***



지열곡 주변은 열기로 후끈후끈했다.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온천수를
보자니 나름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증기를 마시는 것도 몸에 좋다길래
한동안 가만히 숨만 쉬었다.
무료 온천도 있다니 다음엔 하루 일정으로
와보고 싶다고 느꼈다.

온김에 온천물에 발이라도 담그고 싶어서
무료족욕이 가능한 [푸싱공원]으로
향했다. 신베이터우 역에서 5분 거리에
있어서 한번쯤 들르기 좋은 것 같다.

어르신들이 가득한 공원 이지만
걷다가 지친 다리를 풀어주기 좋은 곳이다.
물론... 수질이 깨끗해 보이진 않는다.
무료라는데 뭘 더 바라겠는가.
주변에서 자리가 나길 기다리고 있자
현지인으로 보이시는 분이 옆으로 살짝 몸을
옮기시더니 작은 공간을 하나 만들어 앉으라고
손짓해 주셨다.

"셰셰"
(감사합니다.)

대만에 와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단어다.

7부 정도의 입고있던 바지를 주섬주섬
허벅지까지 겨우 끄집어 올렸다. 온천물에
발을 담그고 있자니 긴장이 스르륵 풀려왔다.
일정에 넣으실 분들은 족욕에 편한 복장과
수건까진 아니라도 젖은 부위를
닦을수 있는 손수건 정도 챙기는게 좋겠다.

이곳에 그냥 머물까도 싶었지만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종점인 단수이에 도착해서 홍마오청에
들러볼까 했는데 오후 5시가 넘어 포기하고
[위런마토우]의 '연인의다리' 로 향했다.
역에서 나와 우측으로 향하면
버스정류장이 있다. 바로 보이는 첫번째서
R26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된다.
종점 한코스 전이 연인의다리 지만
둘러볼꺼니 어디서 내려도 크게 상관없다.

위런마토우까지 향하는 버스에 앉아
지나치는 풍경을 감상하니 너무 좋았다.
노을이 지기 시작한 바닷가는
보는것 만으로도 멋지고 로맨틱 하다.




연인의다리를 건너는 순간은...안타깝게도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어서 몸이 날아가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덕분에 여기저기
치맛자락이나 쓴 모자를 부여잡는 사람들의
왁작거림으로 웃음이 났다.

해가 완전히 빠져서 다리에 들어온 불빛을
보려고 버텼지만 추워져서 콧물이 주르륵 흘러
내리는 통에 조용히 버스에 올랐다.



-7편에서 계속-


*

[사용 금액]

진천미 = 330
이온음료 =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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