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런마토우에서 단수이역으로 돌아가는
버스안은 금세 관광객들로 가득 찼다.
돌아갈때는 무조건 종점에서 타야
앉아서 갈 확률이 높다.
어느정도 달렸을까...
"홍마오청"
버스 기사님이 그렇게 외치자 우르르 몰려
내리는 사람들, 그 속에 나도 함께였다.
***
![](https://blog.kakaocdn.net/dn/bZpx3W/btqQPyzNaZl/8cBhD0bTEEAMKexgzZmAw1/img.jpg)
주변의 관광객들이 하는 말을 귓동양 해보니
버스정류장 안내표시가 사진처럼
손 모양인 이유를 이때 처음 알았다.
타려고 하는 버스가 정류장에 들어오면
손을 들어 탑승하겠노라 알려야 한단다.
모양이 특이하다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이제까진 종점이나 전철 및 지하철 등
사람들이 이미 몰려있는 정류장을 이용해서
내가 손을 들어 승차표시를 할 필요가 없었다.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싶었다.
이럴땐 가이드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
홍마오청에서 단수이역 까지는 맘먹고
걸으면 30분 내외의 거리다.
무더운 날은 걷지 말고 버스를 이용하자.
역 인근은 상점거리로 빽빽하기 때문에
요모조모 볼 거리가 많다.
이곳에서 원조 새우깡처럼 생긴 과자가
특산품 이라길래 하나 구입해 봤지만...
맛은 노땡쓰 였다.
그 돈으로 유명한 문어튀김이나 사먹을껄...
스타벅스가 있는 곳은 명당이라고 했던가
경치가 참 예뻤다. 커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들러보시면 좋을 것 같다.
해안의 야경을 실컷 눈에 담고 보니
배가 고팠다. 단수이에서 해결할 수도 있지만
이미 돌아가는 길에 스린야시장에서 실컷
먹겠노라 다짐한 참이다.
단수이역에서 아찔한 상황이 한번 있었더랬다.
대만 지하철역에선 음식물 섭취가 안되는데
화장실을 나오자 마자 그 앞에서
무의식적으로 물을 꺼내 마신거다.
타는 곳이 2층 이어서 개찰구를 통과했다는
사실을 망각했다.
정면에서 역무원이 나를 향해 저벅저벅
걸어오는게 보였다.
황급히 마시던 물을 갈무리해 가방속에 쏙
집어 넣으니... 오시던 분이 씩- 하고 웃더라.
소오름...
벌금을 낼뻔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다행히 그냥 넘어가 준 것 같았다.
스린야시장으로 향하며 운이 좋았다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나였다.
스린역이 따로 있지만
젠탄역 1번 출구로 나가는게
스린야시장이 더 가깝다고 한다.
과연 내리자 마자 건너편으로 건널목만 하나
건너면 유명한 왕자치즈감자 가게가 보였다.
나이스!!!
우선 감자부터 넣어보자.
![](https://blog.kakaocdn.net/dn/eELf4X/btqQ3gqz0sC/U4P9RVkuNQ5uv5lkQWybm1/img.jpg)
뭐 생각했던 딱 그 맛이다.
따끈따끈한 감자와 치즈 조합이 좋았다.
정말 허겁지겁 먹고는 감기약도 하나
챙겨 먹었다. 사실 이것만 먹어도
배가 불렀지만 옆집의 화덕빵이 그렇게
맛있어 보이더라. 고기빵을 또 하나 사들고
야시장 구경에 나섰다.
먹어보니 맛은 내 취향이 아니었다.
한동안 둘러 봤지만...
먹거리를 제외하고는 딱히 사고 싶은게
있지는 않았다. 평소에도 시큰둥한 캐릭터
상품들이 아주 많았다. 기념셔츠 같은걸
구입하기에는 좋아 보였다.
생각보다 스린야시장이 안쪽으로 길어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가게들이 많았는데
다 둘러보고 싶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상태가 심해지는건 순식간이었다.
분명히 약도 잘 챙겨 먹었는데도
확실히 이상했다.
인정사정없는 기침이 멈추지 않았고 덩달아
눈이 튀어 나올것 같았다.
충혈되면서 눈물이 자동으로 쏟아졌다.
울고 싶어서 눈물이 흐르는게 아니었다.
머리가 핑 도는 기분이다.
황급히 숙소로 돌아와 몸을 뉘였지만
새벽에 고열과 몸살기운, 인후통, 기침
가래로 인한 기도막힘 등으로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게스트하우스에 관리자는 없었고,
혼자 여행온게 처음으로 무서웠다.
청소를 하시는 분들이 상주하고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그분들의 도움으로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 됐다.
대만 응급실은 우리나라와 별 차이가
없었지만 보호자가 없어서
아픈와중에 잃어 버릴까 여권을 부여잡고
문답에 응했다. 여행을 하다못해
대만병원투어까지 하고 있자니 슬퍼졌다.
검사를 마치자 내 얼굴에는 마스크가
씌워지고 응급실 안의 1인 공간으로 안내됐다.
의아함이 들었지만 이내 기절하듯
아침까지 잠이 들었다.
![](https://blog.kakaocdn.net/dn/blhC1H/btqQR6wkqgj/hfdiXvUgCsCCXbyKU2xcK1/img.jpg)
간호사가 들어와 체온을 쟀다.
아침 8시쯤 38.5도
간밤에 고열에 시달린 터라 옷이 축축했다.
얼마뒤 의사가 들어오고 병명을 알려줬다.
[인플루인자]
독감 이란다.
그래서 개인실에 배정된 거구나...
내가 알아 들을 수 있게 간단한
영어로 설명해 줬다.
현재상태를 말하는 것도 구글 번역기가
참 많은 도움이 됐다.
자고 일어나니 몸도 나아지고 10시 쯤
다시 체온을 재니 37도 였다.
이 정도면 누가봐도 정상범위다.
이제껏 독감에 걸려본 일이 없어서
증상을 잘 모르겠지만;;
사실 독감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열도 다 떨어지고,
발병후 이렇게 금방 괜찮아 지는 병인가?
검사 결과 라거나 독감 타입에 대해서도
듣지는 못한 것 같아 아리송 했다.
의문이었지만 상태가 좋아진건 확실하고
오늘 귀국해야 하는 날이라고 설명하니
다행히 퇴원 수속을 밟아 주었다.
병원비는 약값까지 50만원 이었다.
OTL...
-8편에서 계속-
*
[사용 금액]
명물 새우깡 60
왕자치즈감자 85
화덕 고기빵 50
대만병원 카드결제 50만원.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