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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여행

[대만] 여자혼자 자유여행 (5)

by *조터라* 2020.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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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미로 벤치에 누워있자니 상태가
한결 편했다. 그제서야 눈앞에 파란 하늘이
보이고 산들산들 부는 바람이 느껴졌다.

비행기를 탈 때면 구비되어 있는
구토용 봉투를 꼭 챙기는 편인데 이게 참
여러모로 쓰임새가 좋다.
작게접어 가방 한켠에 넣어두면 든든하다.
그걸 한손에 꼭 쥐고 있는 나는 지금
멀미 안하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부럽다.

***



스펀에 도착해서 알았지만 현지 발음은
'시펀'에 더 가까웠다.
스펀이라고 말해도 아무도 못 알아 듣더라.

역안으로 들어가자 근처에 관리인이
이지카드 사용자들은
들어갈때 [ENTER]라고 적힌 기기에
카드를 찍어야 되고, 나올때는 [EXIT]에
찍으면 된다고 알려줬다.
역에 도착하면 In, Out 을 꼭 찍읍시다.
안그럼 나중에 피곤할 일이 생깁니다.

***

작은 역을 나오자 상점가가 기찻길을
사이에 두고 즐빌해 있었다.
사진으로 이미 많이 본 풍경이다.
내가 여기 온 목표 중 하나인 [닭날개볶음밥]을
향해 돌진했다. 역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제일 맛있다고 들은 것 같다.
언제 멀미를 했냐는 듯 길게 선 줄 마지막에
자리 잡았다.
매운맛을 주문하려면 '라' 라고 말하면
된다는 한국어 문구도 보였다.
멀미 직후라 보통맛을 하나 주문하면서
나올때 또 먹으면 된다고 나를 다독였다.




맛을 평가하자면 분명 맛있긴 했다.
노릇노릇 보기 좋게 굽혀 있었고,
약간 라면스프 맛 같다고 느꼈다.
특출난 맛이었다기 보다는
그저 스펀에 와서 먹고있다는 자체가 좋았다.

밥류를 먹었으니 디저트 차례다.
길을 따라 조금만 더 걸으니
나름 또 유명한 땅콩아이스크림이 보였다.
별 기대 안했는데
목구멍으로 차고 단게 들어가니
그것만큼 만족스러운 것도 없었다.
지쳐 있다면 꼭 먹어보시라.

다음 코스는 역시 천등 날리기 려나?
어제 용산사를 들러 실컷 소원을
빌었더니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이미 눈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날린 천등으로
가득했다. 내가 보태지 않아도
충분할것 같았다.
천등 날리기를 포기하니 그리 길지않은
번화가의 끝에 금세 다다랐다.

이제 뭐하지?
하루 올인 하기엔 스펀이 짧았다.

지도상으로 가까운 곳에 스펀 폭포가 있었서
별 생각없이 그 곳으로 향했다.
20분 정도 더 걸었을까 겨우 폭포 입구에
도착했는데 이미 지쳐갔다.
어제부터 무리한 탓에 더 걸을 수 없을 것
같다가도 여기까지 와서 되돌아가는 것도
힘들기는 마찬가지 였기에...

마음을 다잡고 입구 화장실도 이용하고
벤치에 앉아 걸어온 시간만큼 충분히 쉬었다.
그리고 당차게 일어나
스펀 폭포 입구에 있는 긴 다리를 건넜다.
그로부터도 20~30분을 더 걸어서야
드디어 고지에 도달 할 수 있었다.




쏴아아~
가까워질수록 소리가 명확하게 들려온다.
시야가 탁 트이는 순간 스펀폭포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폭포의 장관과 작은 무지개가 함께 었었다.
정말 와보길 잘했어.
어쩌면 별것 아닌 풍경인데..
마음은 지구라도 구한것 같이 뿌듯했다.

기쁨은 잠시...다시
스펀으로 돌아갈 길은 역시나 멀고 힘들었다.
2~3시간을 걸을 각오를 하고
들르라고 충고해 주고 싶다.
여유가 있다면 택시를 잡아 타거나
스펀폭포가 포함된 여행 패키지를 이용하길
추천하고 싶다.


해는 저물고 있었고 목이 칼칼해 졌다.
물로는 목마름이 가시질 않았다.
탈수증세일까 싶어 찬 이온음료를 하나사서
벌컥벌컥 들이키니 살것 같았다.
더이상 무리하면 곤란하다고 몸이
외치고 있었기에 바로
왔던 경로 그대로 타이페이 역으로 향했다.

스펀역에서 이지카드로 아웃을 찍고는
허우통에 내려 TRA로 바로 갈아타는 바람에
In out을 신경 쓰지 못했다.
그때문에 타이페이 메인역 개찰구에 앞에
도착해 이지카드를 척 갖다대니...
삑삑삑---
소리가 나기 시작하고 관리인이 다가왔다.
순간 당황한 내 얼굴은 홍당무 였으리라.
이지카드는 수거되서 사용 행적이 파악되고
스펀에서 어떻게 왔냐고 내게 물었다.

허우통을 들러 왔다고 설명을 하니
루트를 이해한것 같았고
다시 재정산을 한뒤에야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상대가 외국인이니 별것 아닌
해프닝처럼 넘어가긴 했지만,
이지카드는 버스던 열차던 간에
탈때, 내릴때 무조건 찍어야 뒷탈이 없다는
좋은 경험을 얻었다.

저녁7시 쯤이었을까
숙소앞 편의점에서 간단히 저녁을 떼우고는
일찍 잠들었는데, 새벽녘 잠깐 깨고보니
잠들기 전보다 상태가 더 좋지 않은거다.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약을 먹는게 상책이다.

들떠서 무리한 탓도 분명 있었지만
대만은 어딜가나 에어컨이 빵빵했다.
교통및 숙소도 마찬가지 였는데
당시 여기저기 콜록 거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감기 걸리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
더워도 걸칠것을 꼭 챙기는게 좋다.




새벽4시 였지만 24시간 영업하는
[왓슨스]로 향했다. 시먼딩 초입에 있어 가깝고
찾기도 편했다. 4층에 약 코너가 있었는데
증상을 완화 시켜줄
종합감기약을 찾을 수 있었다.
타이레놀을 챙겨오긴 했었지만 열도 두통도
없었기 때문에 초기 감기기운에
맞는 약을 먹는게 나을 것 같았다.

상태가 좋아지길 바라며 약을먹고
다시 잠을 청했다.

여행갈때 종합 감기약도 꼭 하나 챙기자.


-6편에서 계속-


*

[사용 금액]

닭날개볶음밥 65
땅콩아이스크림 40
포카리스웨트 20
편의점 61
종합감기약 145

한화 12,000원 정도 사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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