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날
원래 생각해둔 일정대로 였다면...
우선 느긋하게 일어나서
[딘타이펑]보다 저렴한데 맛도 좋다는
[항주소롱탕포]에 들러서 딤섬을
실컷 배부르게 포식한 다음,
[춘수당]으로 가서 원조 밀크티를
후식으로 시원하게 마셔주시고
[중정기념당]에 들러 교대식과 장제스
기념관을 관람했을꺼다.
다음으론 랜드마크인 타이페이 101타워로
가서 주변을 구경하고,
해빠질 무렵 샹산에 올라 힘들다고 쌍욕이
튀어나와도 야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맥주 한잔에 행복해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름 대만 여행의 엔딩을 장식하기 위해
신중을 기한 코스였는데...
이상과 다른 서글픈 현실에 현타가 밀려왔다.
퇴원 후에는 보험사에 청구해야 할
[의사소견서] 와 [진료 영수증] 등의
필요한 서류들을 꼼꼼히 챙기느라 정신없었다.
그러던 도중 체크아웃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어서 끝내자 마자 바쁘게 숙소로 향했다.
황급히 짐 정리를 하고보니 시각은
이미 정오에 가까웠다.
서두른 보람은 있어서 추가요금 없이
제시간에 체크아웃을 완료하고
저녁까지 짐을 맡겨둘 수 있었다.
![](https://blog.kakaocdn.net/dn/baaK2Z/btqQZxHuFeq/UrbKtOWHsGLJZmvJn7KBqK/img.jpg)
안녕 나의 작은 공간.
새벽비행기라 자정까지만 공항에 도착하면 된다.
이제 대만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은
반나절이 남아 있었다.
***
일단 뭐라도 좀 먹어야지 싶을 때,
뇌리에 [아종면선]이 떠올랐다.
많이많이 유명한 곳 이지만
곱창국수가 딱히 땡기진 않았었다.
테이크아웃해 근처에 서서
먹고 있는 외국들이 정말 많았다.
맛이 의외로 괜찮다.
간간한 육수에 면이 잘 불어 있어서
그냥 죽 같은 느낌이라 부담스럽지 않았고
내겐 굿초이스 였다.
뜨끈해서 약빨이 잘 받은것 같다.
가볍게 시먼딩 인근을 구경해 보기로 했다.
목적없이 둘러 보는건 처음이다.
계획했던 춘수당의 밀크티는 아니지만
맛있어 보이는 곳에서 주문했다.
달달함이 마음을 녹여주는것 같았다.
![](https://blog.kakaocdn.net/dn/3AuT6/btqQ8NB4rxE/UrYWWDUU7VKAUJd2Qk0rA1/img.jpg)
어느 기념품 가게에서
마음에 드는 자석 마그넷도 하나 구입 완료.
먹는걸 제외하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구입한게 아닌가 싶다.
예쁜 쓰레기가 될 꺼란걸...
잘 알고 있서 나름 신중해진 결과다.
내가 대만와서 여행했던 장소가 그려져 있다.
냉장고에 붙여두면 이때가 떠올라서
기념품으로 모아두기 좋은 것 같다.
첫날 결심 처럼 마지막은 까르푸를 찾았다.
제대로 마시지 못한 술부터 시작해서
캐리어의 남은 공간에
담을 수 있을 만큼의 먹거리를 샀다.
언제나 먹는 것 만큼 남는게 없다.
전에 봐뒀던 1층의 두화집에 들렀다.
다행히 손님이 아무도 없어서
마스크를 살짝 내리고 후다닥 먹었다.
두부와 아이스는 시원했지만 그저 건강한 맛이다.
다음이 있다면 푸드코트를 섭렵해 보고싶다.
특히 1인 훠거가 맛있어 보였다.
![](https://blog.kakaocdn.net/dn/O9JOO/btqQXBDrDjo/4Fkny4o95QEx3DpqiAXfK1/img.jpg)
화려한 저녁의 시먼을 뒤로하고
짐을챙겨 터미널 인근으로 향했다.
일찍 공항으로 가야 마음이 놓일것 같았다.
벤치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도시락을 먹자니 기분이 묘했다.
정말 마지막 이구나.
이지카드에는 돌아갈 차비만을 남겼다.
공항에 도착한지 얼마나 지났을까
우연히 창밖을 보니 비가 내렸다.
3월은 원래 비가 자주 온단다.
나는 참 운이 좋았구나.
비행기가 떠오르자 스스륵 눈이 감겼다.
잠깐처럼 느껴졌는데
어느새 눈을 떠보니 한국에 도착했다.
시원 섭섭한
나의 첫 대만 여행은 그렇게 끝이났다.
*
[ 사용 금액 ]
아종면선 60
밀크티 60
자석 마그넷 90
까르푸 쇼핑 755
두화 60
도시락 110
한화 41,300원 정도
*
[사소한 뒤풀이]
-후담으로 여행자보험에 가입한 덕을 톡톡히
봐서 병원비는 100% 환급 받을 수 있었다.
응급실이라 이렇게 비쌌지만
평일 병원 진료는 5만원 선이라니
아플때 참지말고 병원에 가시길 바래요.
그리고
해외여행자 보험에 쓰는 돈은 아끼지 맙시다.
- 한국에 와서 다시 병원을 찾았지만
독감은 역시 아닌걸로...흠흠
처방된 약도 그냥 소화제 진통제 위주의
감기약 이었답니다.
- 병원비를 제외한 총 여행 지출 금액은
첫날 정리해 놓은 초기 비용 그대로 예요.
4박6일 코스 40만원 조금 안되는데,
까르푸에서 산 것들을 제외하면
30만원 초반에도 여행 가능 할것 같아요.
나름 짠내투어는 성공적 입니다.
- 환전은 대만공항이 가장 저렴 합니다.
사용금액 적용 환율은
100 대만달러 = 한화 3,800원 입니다.
-저녁에 저렴하게 안주와 술 한잔이
하고싶으신 분들은
[마림어신선해산]을 추천합니다.
시먼딩에 있어요.
-본문에 소개된 곳 들도 구글지도에 검색하시면
위치를 금방 찾으실수 있답니다.
저도 계획한 장소를 미리 저장을 해두고 이동했어요.
-대만여행 계획하시는 분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상-
여자혼자 대만여행 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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